한국 교회의 선교조직체 재편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가 최근 <재림마을> 특집방송을 통해 이와 관련한 배경과 방향성 그리고 기대효과 등을 설명했다.
<재림신문>은 ‘선교조직체 재편 – 강순기 연합회장에게 듣는다’ 특집방송에서 오간 인터뷰의 질의응답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지면에 옮긴다. – 편집자 주 –
Q. 앞서 연합회와 합회 행정위원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은 “교회의 변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총론에는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지만, 방법과 시기 등 각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조직체 재편이 과연 교회 변화의 만능열쇠인가’ 또는 ‘지역교회를 부흥시키는 것이 이 방법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도 그런 분위기를 동일하게 느꼈습니다. 우선 고무적인 사실은 참석하고 있던 연합회와 합회의 모든 행정위원이 ‘한국 재림교회를 위해 뭔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가 절실하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런 반응들이 계속 왔습니다.
그런데 방향성과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 일을 언제 하는 게 좋은가’에 대한 각론에서는 이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 구성원들이 ‘교회가 지금 변화를 이뤄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방향성에 동의한다면 저는 그 방향성을 멈추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지한 논의를 거쳐 최상의 각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각론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정보에 따라서 보이는 양도 다를 것입니다. 그렇다고 각론 때문에 총론을 거부한다면 이는 결국 총론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총론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동영상 바로가기 ☞ 조직체 재편밖에 방법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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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은 총론에 대한 동의가 이뤄진다면 각론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의논을 통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이뤄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교회는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살아서 역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나눈 이런 문제들 즉, 교회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어떤 하나의 방법으로 다 해결될까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여 어딘가 하나를 딱 고친다고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 논의하고 있는 연합회 신설을 비롯한 문제들이 어떻게 교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 생각에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조직체 재편 가운데 ‘연합회를 분리하면 모든 게 잘 된다?’ 천만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지역교회의 자생력을 회복하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연합회와 합회, 교회, 목회자 등 각 단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근원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조직체 재편은 만능열쇠가 아니라, 그 열쇠를 만들어가는 첫 단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열쇠를 만들기 위해서는 쇠뭉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쇠뭉치를 먼저 자르고 다듬어야 열쇠를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그 열쇠를 만들어가는 첫 단추 즉, 쇠뭉치를 자르는 일을 멈춘다면 열쇠를 만들 수 없는 것이죠. 잘라야 되고요. 때로는 형태를 만든 단위까지 가야 하고, 그다음에 그것을 줄로 가는 일도 있어야 합니다. 다시 집어넣고, 열쇠를 열어보고 열리는지 안 열리는지 시험도 해 봐야 합니다. 부드러운지 그렇지 않은지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논의하는 조직체 재편이 그런 (열쇠를 만들어가는)첫 번째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법원 선고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날 .. D-7]
어떤 분들은 ‘이 중차대한 문제를 왜 충분한 협의 없이 이렇게 갑자기 시작하느냐’ 지적하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조직체 재편과 관련된 논의와 연구는 이미 20년 전부터 연구됐다는 것입니다.
20년 전부터 매 회기마다 한국 교회의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조직체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여러 보고서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국연합회 36회기에서는 연구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연구는 다 끝났기 때문입니다. 매 회기마다 연구의 결론은 같았습니다. 지역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연구가 충분히 됐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각론에 있어서 ‘꼭 지금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도 있습니다. 저는 신중한 것도 좋지만, 생각만 하다가 때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깊을수록 좋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면 그리고 고민하는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국 재림교회가 조직체 재편과 관련한 문제를 충분히 연구했고, 그 방향성이 (현재의 체제로는)더 이상 안 된다는 방향성에 동의가 된다면 저는 그 연구자료를 기초로 이제 시행하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 고민하고 주저한다고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