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이라는 뜻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약 2:26)
거듭 공부했듯이 성경에서 영혼(πνεύμα)이란 말은 육체와 분리되어 따로 있는 어떤 존재가 아닙니다. 상당수의 주석이 인간에게는 육체와 영혼 두 요소가 있는데 육체는 죽을 수 있으나 영혼만은 멸할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영혼까지 없어져야 비로소 완전한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전체가 다 흙으로 돌아가며 죽은 자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전 9:5; 시 6:5; 104:29; 115:17; 욥 14:10-12; 겔 18:4).
시편 104:29에도 “주께서 저희 호흡(rûach)을 취하신즉 저희가 죽어 흙으로 돌아가나이다”라고 하여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남아 떠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신은 그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고 한 전도서 12:7의 말씀은 마치 죽은 후에 영혼이 하나님께로 가는 것을 말하는 것 같지만 여기서 신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루아흐(rûach)라는 말도 특별한 것이 아니라 “호흡”,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루아흐는 구약에 377번 나타나는데 대부분 바람, 호흡, 영 등으로 번역됩니다. 시편 104:29의 호흡과 전도서 12:7의 신이란 말의 히브리어 원어가 똑같이 루아흐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호흡이 끊어져서 호흡을 주신 분인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영혼이라고 번역된 구약의 루아흐는 호흡하며 존재하는 인간 존재 전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불멸하는 어떤 물질이 아닙니다. 에스겔 18:4에는 “범죄 하는 그 영혼이 죽으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혼(호흡) 없는 몸이 죽은 것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야고보서 2:26의 말씀도 같은 뜻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즉 호흡이 끊어진 사람이 죽은 사람인 것처럼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신약에서 “영” 또는 “영혼”이라고 번역된 헬라어 원어는 프쉬케(ψυχή)나 프뉴마(πνεύμα)인데 프뉴마 역시 “바람” 또는 “호흡”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구약의 루아흐와 같은 의미입니다. 프쉬케는 신약에 101번 쓰였는데 호흡이나 목숨 혹은 생명의 뜻으로 쓰였으며(마 2:20; 6:25; 16:25) 단순히 사람 전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행 7:14; 26:37). 때로는 대명사로 쓰이며(마 12:18; 고후 12:15) 감정이나(막 14:34; 눅 2:35) 정신 혹은 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행 14:2; 빌 1:27; 골 3:23). 신약 성경 어디에도 프뉴마나 프쉬케를 육체와 독립되어 실재하는 어떤 것으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따라서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는 본문의 말씀도 “영혼이 빠져나가 버리면 육체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라는 말이 아니라 호흡하지 않는 인간의 육체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