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합회 세계선교본부가 주최한 ‘제1회 10/40 세계선교대회’가 뜨거운 감동과 엄숙한 사명을 아로새기며 막을 내렸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삼육대학교회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세상 끝에서 땅끝까지!’라는 주제처럼 마지막 시대, 남은 무리에게 부여된 거룩한 지구촌 복음화의 사명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15일 저녁 진행한 개회식은 글란츠앙상블과 애드벤티스트 여성합창단의 음악회로 문을 열었다. 이어 대학교회 소속 패스파인더 대원들이 10/40 윈도우 지역 국가의 국기를 들고 장내에 입장했다. 10/40 미션 프로젝트위원장 박정택 목사(한국연합회 총무)는 개회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연합회장 강순기 목사는 환영사에서 “사는 곳과 피부색이 다르고, 성별과 국가가 달라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한 교회요, 백성이다. 재림성도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방언과 백성’(계 14:6)에게 영원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 일에는 국경의 제약이 없다”라고 권면했다.
강순기 연합회장은 “한국 교회는 오늘 우리가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세계 교회의 도움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선교 120주년을 맞이한 한국 교회는 지경 너머를 향한 동일한 부담을 현재 가장 큰 선교적 도전이 있는 10/40 윈도우 지역을 향한 사역에 동참함으로 함께 나누려 한다. 왜냐면 우리는 한 교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총회장 테드 윌슨 목사는 영상으로 보낸 축사에서 “‘세상 끝’에 사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땅끝까지’ 나아가 복음을 전하는 것은 매우 위대한 특권이자 엄청난 기회다.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께서 우리 앞에 남기고 가신 위대한 사명에 충성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길 바란다”라고 인사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임하길 기원했다.
북아시아태평양지회장 김요한 목사는 축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연합회는 지난 2년간 계획의 실천과 결과를 모두 이뤄냈다”고 치하하고 “이 프로젝트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함께 모여 듣고, 보고, 감동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줘 감사한다”라고 고마워했다.
삼육대 총장 제해종 목사는 축사를 통해 재학생들의 해외선교사 파송과 유학생 침례 등 교내외 선교 활동을 소개하며 “이것은 역사다. 또한 일찍이 이 땅에서 땀과 눈물로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헌신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 총장은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문화의 세계적 현상을 언급하며 “하나님께서는 남다른 방법으로 전도의 문을 열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개회설교는 대총회 세계선교부장 게리 크라우즈 목사가 맡았다. 그는 “‘설교’ ‘설득’ ‘변증’ ‘논리’ ‘서적’ ‘세미나’ ‘공중집회’ 등 영적 하드파워는 재림교회 강점이자 선교에 매우 필요한 요소지만, ‘문화’와 ‘봉사’ 그리고 ‘나눔’ 등 영적 소프트파워를 결코 가벼이 여기면 안 된다”라고 지적하며 사람들 속에 섞여 긍휼과 동정으로 그들의 필요를 먼저 채우시고, 신뢰를 얻은 후 따르게 하신 예수의 생애를 조명했다.
크라우즈 목사는 “여러분이 어떤 선교 현장에 있든 그리스도의 사랑의 매력(소프트파워)은 불신의 장벽을 깨뜨릴 것이다. 이론과 변론으로 단단하게 굳은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의 모본을 따를 때 성령께서 강력히 역사하실 것이다. 봉사를 통해 나타나는 진정한 사랑이야말로 진리의 씨앗이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크라우즈 목사는 23살의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와 교육, 출판, 선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했던 미미 샤펜버그와 동생 테오도라 선교사의 삶을 반추하며 “이 땅에서 보여줬던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따뜻한 사랑은 강력한 소프트파워가 되어 참된 유산으로 남았다. 재림의 날은 영적 소프트파워가 세상의 모든 도전을 이기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안식일학교 … ‘세계선교 토크쇼’로 감사인사
16일은 풍성한 은혜와 축복을 누리는 안식일이었다. 골든엔젤스 동문 단원들의 경배와 찬양으로 막을 올린 안식일학교는 2021년부터 이어진 한국연합회의 ‘10/40 미션 프로젝트’ 현황을 담은 영상보고로 사업의 이해를 도왔다. 오화경 집사는 ‘위대한 선교운동’을 주제로 샌드아트 미션스토리를 펼쳐내 색다른 감동을 전했다.
손일도 목사의 사회로 진행한 ‘세계선교 토크쇼’에서는 기노혁 선교사와 김해성 선교사, 배진성 선교사, 지성배 선교사가 무대에 올라 ‘10/40 미션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지원을 받았고, 어떤 사업을 운영했는지, 한국 교회의 후원이 선교지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떤 열매가 맺혔는지 설명했다.
기노혁 선교사는 기독교 선교와 개종이 법적으로 금지된 메나 A 국가에서 안전하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필요한 선교센터 건립 소식을 전했다. 김해성 선교사는 대부분 가난한 빈민층인 현지 재림청년들이 안정적 직업을 찾고, 미래를 향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끄는 네팔 직업훈련센터 사례를 소개했다.
배진성 선교사는 도시 감화력센터와 신학대학 설립 등 인도에서의 변화를 부연하며 감사를 표했고, 지성배 선교사는 중동 지역 전도사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파키스탄의 선교적 중요성과 함께 마지막 승인 절차를 앞둔 간호대학 건축 상황을 알리고 “꼭 필요한 의료선교사가 양성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각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선교사들은 “지금도 선교지에서 목숨 걸고 복음을 전하는 주의 종들을 기억해달라. 한국 교회가 선교적으로 부흥해야 한다. 그것이 세계선교의 희망이다. 그 일을 위해 선교사들도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설교예배 … “과연 누가 갈 것인가” 도전 제시
설교예배는 감사의 제단으로 세웠다. 말씀을 선포한 대총회 총무 어튼 퀄러 목사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소망의 기별을 전하라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하고 무거운 도전에 두려워하거나 망설일 필요 없다. 그 어떤 세계관도 진리의 백성을 무력하게 만들 수 없다. 긍정적이고 균형 잡힌 방법과 강력한 성령의 능력과 믿음을 통해 세계 복음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강권했다.
그는 “과거 신앙의 선구자들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이끌기 위해 과연 누가 올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도전이 많은 나라와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과연 누가 갈 것인가?’라고 질문해야 할 때다. 하나님께서 지금 여러분을 의지해도 되겠냐고 물으신다. 우리는 큰 음성으로 세상에 기별을 전파해야 할 특권을 가진 천사”라고 말했다.
■ 선교 보고 … ‘죽음의 장막’에서도 복음전파
오후 2시부터는 10/40 윈도우 지역에서 직접 전도활동을 펴고 있는 선교사들의 세계선교보고를 들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기노혁 선교사는 “(메나 A 국가는)국민의 99%가 모슬렘으로 등록돼 있다. 만약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지하 교회 성도가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구도자를 방문하다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으며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본국에서 기독교인임이 밝혀져 난민생활을 하는 성도도 있다”라고 현지 상황을 밝혔다.
기 선교사는 “이런 척박한 환경이지만, 한국연합회의 후원으로 예언의 신을 보급하고 있다. 5년 만에 재적 교인, 목회자 및 성경교사, 신학생 등이 계속 늘고 있다. 교회가 문을 닫고, 직접 만나 성경을 배우지 못해도 침례를 받고 제자화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싶다’면서 진리를 찾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해성 선교사는 네팔의 지리적, 문화적, 종교적 현황을 살피고 “1인당 명목 GDP가 세계 163위에 머물 정도로 최빈국 중 하나지만, 근래 10년 사이 기독교인이 폭증하고 있다. 재림교회는 공식적으로 41곳의 교회와 평균출석교인 2000명, 목회자는 11명이 등록돼 있다. 지난해 북아태지회로 선교권역이 편입되면서 더욱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교회건축, 성경보급, 전도회 등 ‘선교사업’과 청년직업훈련센터를 비롯한 ‘교육사업’ 학교보내기운동과 고아원 운영 등 ‘복지사업’을 자신이 추진하는 3대 사업으로 꼽고 “네팔 복음화를 위해 봉사대에 직접 참여하거나 기도와 후원으로 지원하고, 성경과 예언의 신 보급을 도울 수 있다. 고아를 비롯한 불우한 아이와 직업훈련센터 학생들을 지원하고, 교회를 건축할 수도 있다”라며 후원방법을 소개했다.
지성배 선교사는 △제자훈련 △다니엘 장학회 △교회/학교 개척 프로젝트 및 개척목회자 훈련 △미디어선교 △예언의신과 성경연구 교재 번역 및 보급 등 특별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선교사는 여러분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는 구경꾼이다. 그래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며 파키스탄 선교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복음전도와 함께 의료선교 활성화는 우리의 염원이다. 간호대학 설립을 통해 의료선교인과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고, 신실한 십일조의 구별로 선교재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간호대학 승인과 파키스탄재림병원의 재건 그리고 기독교로 개종한 모슬렘신자들의 신앙과 안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진성 선교사는 1000명선교사훈련원과 게이트선교병원 및 비전센터 설립, 북인도신학교 개원 등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2011년 창고 건물을 빌려 시작했던 1000명선교사운동이 이제는 매우 근사하고 어엿한 캠퍼스를 갖추게 됐다. 첫해 9명이었던 선교사 파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제일 극심했던 2021년에는 10배인 92명으로 늘었다”라고 보고했다.
배 선교사는 “수십 년 동안 여러 현실적 어려움과 반대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했던 신학교 설립이 한국 교회의 도움으로 지난해 7월 4일 문을 열었다. ‘영성이 있는 신학생’ ‘진리의 말씀을 무기로 가진 신학생’ ‘사람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신학생’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1000명선교사훈련 프로그램과 신학 과정을 접목해 세계 최고의 선교 신학대학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그렸다.
세계선교 사역에 동참한 국내 기관들의 보고도 눈길을 끌었다. 삼육대 세계선교센터장 오성규 목사는 ‘기독교 대학의 사명구현과 세계일꾼 양성’을 기조로 지난 4년간 전개한 국내외 전도사업 및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선교센터는 지구촌 복음화 사역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다”면서 ‘홈페이지 개설’ ‘온택트 해외선교대회 개최’ ‘해외선교봉사대 파송’ 등 활동사항을 전했다.
오 목사는 올해 중점적으로 펼쳐갈 사업계획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종교의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고, 외국인의 직접 선교가 금지된 나라를 위한 미디어선교와 선교사훈련센터 활성화를 통해 해외로 파송되는 모든 선교사에 대한 (위탁)훈련을 실시하고, 제반 인프라를 활용한 선교사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충청합회 국외선교부장 김요섭 목사는 합회의 해외선교 현황을 소개했다. 충청합회는 이번 회기 들어 ‘I WILL GO’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10/40 미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김 목사는 “우리 합회는 온 세상에 세천사의 기별을 전파하고, 세계선교에 기여하며, 미개척 지역의 선교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해외선교를 위한 평신도지도자의 양성 및 모든 교회의 선교열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충청합회는 현지 연합회 등과 협력해 필리핀, 베트남, 네팔 등 3개국 4개 지역을 직접 지원했다. 선교 최일선에서 봉사하는 현지인 선교사들을 재정적으로 돕고, 교회를 건축하는 일에 힘을 실었다. 논산부여지구는 필리핀 바투안 지역을 도왔고, 안면지구는 필리핀 다밀락 지역을 후원했다. 보령지구와 온양지구는 각각 베트남과 네팔의 선교를 지원했다.
게리 크라우즈 목사는 치사에서 “선교사들의 간증을 들으면서 마음이 뜨거웠다. 10/40 윈도우 지역의 통계를 볼 때 ‘과연 우리가 이 사역을 마칠 수 있을까’ ‘이 도전을 누가 감히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분의 사명을 갖고 계심에 용기를 얻는다. 이는 우리의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이다. 그분의 계획에 동역하는 자가 되게 하기 위해 우리를 부르셨다”며 선교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바라봤다.
■ 헌신예배 … 일어나 빛을 발하라!
술람미 싱어즈는 뮤지컬 <사도행전>의 주요 장면을 무대에 올렸다. 스데반의 순교와 다메섹에서 사울의 회심 그리고 베드로의 꿈을 통해 말씀하신 이방인 전도와 부르심에 죽기까지 순종하며 나아가는 바울의 삶을 깊이 있는 대사와 넘버들로 압축해 진한 감동을 빚어냈다.
김요한 지회장은 “선교는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의 사명은 분명히 완수될 것이다. ‘오늘’ ‘지금’ ‘바로 이곳에서’ 우리 인생의 남은 시간을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하겠다고 결심하자. 어떤 방법이든 자신을 온전히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드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기도회에서는 대총회와 지회, 한국연합회 및 합회 임원과 해외선교사들을 단으로 초청했다. 모든 청중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자양초를 손에 들고 재림의 날까지 복음의 빛을 환히 비추는 충성스러운 주의 종이 될 것을 서약했다. 성도들은 외방뿐 아니라 우리가 선 그곳이 선교지임을 확신하며 “일어나 빛을 발하라!”라는 말씀을 외쳤다.
강순기 연합회장은 대표기도에서 다시 불모의 땅으로 파송되는 선교사들과 한국 교회의 헌신을 위해 목놓아 간구했다. 강 연합회장은 아직도 구원의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영생의 약속을 나누는 한국 재림교회가 될 수 있길 간절히 기도했다. 현장에 자리를 같이한 600여 명의 성도는 “아멘”으로 화답하며 이 땅을 향한 마지막 복음의 주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퀄러 목사는 이어진 축도에서 “우리의 마음과 손과 발 그리고 재정과 모든 필요를 하나님 앞에 내놓으며, 선교를 향한 헌신을 새롭게 다지고 이 세상의 빛이 되어 땅끝까지 전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2박3일간 세계 복음화의 비전으로 한국 성도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제1회 10/40 세계선교대회’는 10/40 미션 프로젝트 위원장 박정택 목사의 폐회선언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