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졌던 방글라데시 소요 사태가 다행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주말, 현지 교회와 성도 그리고 선교사들의 안전 및 조속한 사회 안정화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긴급하게 요청했던 방글라데시연합회장 김원상 목사는 함께 염려하며 마음을 모아준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메시지를 전해왔다.
김원상 목사는 오늘(24일 / 수) 오후 <재림신문>과의 보이스톡 통화에서 “그간 기지국 화재로 끊겼던 인터넷과 통신 회선이 복구되면서 드디어 연락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시위가 장기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위기감이 고조되기는 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방글라데시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에게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김 목사는 “현재까지 교회가 입은 물리적 피해는 없다”면서 6곳의 교회 건축과 선교센터 1차 건축허가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길 거듭 요청했다.
한편, 방글라데시 정부는 전국적 시위와 대규모 유혈사태를 촉발한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와 관련해 대법원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외신은 이번 사태로 최소 170여 명이 사망하고 25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아래는 김원상 목사의 메시지 전문.고국에 계시는 성도 여러분!
지난 한 주 동안 걱정과 염려 속에 이곳 방글라데시와 교회 그리고 저희 선교사와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방글라데시교회를 대표해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개월 동안 지속된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 반대 시위가 이제 정리 절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간 시위에 참여한 여러 명의 대학생이 사망하거나 다쳤고, 50대가 넘는 버스가 불에 탔습니다. 정부의 주요 업무를 수행하는 관청 건물이 방화로 화재 피해를 입었습니다. 17일에는 전국적인 각급 학교의 휴교령과 통행금지령이 내렸고, 18일에는 인터넷 기지국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통신이 두절됐습니다.
급기야 시위는 최고조에 달해 안식일인 20일부터는 경찰 대신 군인들에 의해 통제되는 준계엄령 상태가 되었습니다. 하루 2-3시간 식료품을 구입하는 시간에만 가까운 마트에 가도록 허락될 뿐, 나머지 시간은 이동이 금지됐습니다. 안식일이 지나고 일요일부터 시위 대표자들과 정부 고위 관리자 간의 협상이 진행됐고, 오후에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국 독립 유공자 자녀들의 30%를 공무원으로 할당하는 쿼터제는 대법원에서 기각돼 일반 93%, 유공자 자녀 5%, 소외계층 1%, 장애인 및 성소수자 1%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폭력으로 진압한 공무원들의 사임과 투옥된 시위 참가자들의 석방 그리고 내무부장관의 사임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선언해 한때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상황은 점차 안정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23일까지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출근하지 못하게 지시했으며, 오늘(24일 / 수)부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오후 5시 이전에는 반드시 귀가해 집에 머물고 바깥출입을 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오전 인터넷이 복구되기 시작해 이렇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긴 장마와 폭우로 정신 없는 상황 속에서도 이곳 방글라데시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관심을 주신 모든 성도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주어진 사명에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금 다짐하며 약속드립니다.
현재까지 교회가 입은 물리적 피해는 없습니다. 다만 통행 제한으로 집회와 방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속히 정상화 되리라 확신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6곳의 교회 건축이 일정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더불어 선교센터 1차 건축허가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저와 함께 일하는 바스크삼육대학 총장 박윤권 목사 가족과 1000명선교사 사역을 위해 자원봉사하시는 조춘호 목사님과 박낙용 목사님 그리고 아드라방글라데시 신승환 부장 가족. 의료선교사로 헌신하는 이주용 치과의사 등 한인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거듭 당부드립니다. 다시한번 여러분 모두의 기도에 깊이 감사드리며, 주어진 선교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