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해삼육중·고 우태구 교장

“위기 딛고 비상하는 학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교회 2024년 5월 27일

전국 삼육중·고등학교가 명문사학으로 입지를 굳히며 ‘삼육학교’가 지역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부모들은 자녀를 서울로 유학 보내려 하고, 학령인구도 급감해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동해삼육중·고등학교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입지 특성상 교인 자녀 비율이 전교생의 채 10%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학내 신앙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인성 교육을 함양하고, 정원을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 등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찾아올 수 있었을까. 우태구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부임했을 당시 학교는 어떤 상태였나?

– 솔직히 절망 그 자체였다. 2021년 9월에 부임했는데 ‘이 학교에서 과연 몇 명이나 공부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물론, 존립까지 염려될 정도였다.

‘동해삼육고등학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 내 최하위권 성적의 학생이 입학하는 학교라는 이미지를 꼬리표처럼 달고 있었고, 개중 몇 명만이 재림교인 자녀일 뿐이었다. 재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면학 분위기 조성이나 기본적인 인성 교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임 교사들의 헌신이 있었음에도 학교는 여러 면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었다. 심지어 채플 시간에 예배를 드릴 수 없을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다 다보니 학력이 낮은 아이들을 지도하고 거친 아이들을 통제하는 데 한계에 부딪힌 교사들마저 너무 지쳐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 가장 먼저 회복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목표를 세우고 실행했나?

– 학생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가 힘을 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교사를 상담하고 위로하며 학생 개개인, 특히 결손가정 아이들의 심리적·정서적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몇몇 교사들이 학교를 위한 비전과 목표, 방향성을 세우면서 여러 제안을 했고 가능한 모든 것을 시행해 보자고 했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도입해 특성화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그 성과와 기록을 생활기록부에 남기자는 김경임 교사의 제안, 소인수 방과후 학습을 통해 각자의 수준에 맞춰 공부하게 하고 모든 학생이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양태일 교사의 제안, 신앙 교육에 한정된 채플을 진로와 연결 짓는 전공연구 채플로 방향을 바꾸자는 교무부와 연구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도했다.

▲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 면학 분위기 조성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졌나? 

– ‘지금보다 더 나빠질 일은 없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모든 교사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방학 중에도 특강 클래스를 열고 입학이 확정된 학생은 미리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기존 신입생과 예비 고1 학생들을 위해 4주간 특강 클래스를 운영했고 나머지 4주 동안은 복습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훈련을 한 셈이다.

문제집을 사달라고 하면 사주고, 모의고사 등급에 따라 보상을 지불하니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공부하지 않던 학생도 친구의 성적이 오르는 것을 보고 공부를 하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면학 분위기가 조성됐다.

전교생을 교장실로 불러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며 거리감을 좁히고 한명 한명을 위해 기도해 주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밥을 사주고, 작은 선물을 주며 격려하면서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거나 불편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게,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 지역 명문학교도 정원을 못 채우는 실정이라 들었는데, 신입생 정원을 어떻게 채운 것인가? 

– 지난 2년간 교사들이 연구하고 제안한 방법에 따라 꾸준히 노력하고 헌신한 것이 실제적으로 학생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고, 내신과 모의고사 관리가 확실하게 된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지역 내에서 ‘진심을 다해 관리해 주는 학교’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아 관내 중학교를 일일이 방문하며 학교를 홍보했다. 공부할 마음만 있다면 최대한 지원하는 학교, 늦게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할 경우 중간에 간식을 제공하고 학교 차를 이용해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시켰다.

대부분의 학교가 정원 모집으로 위기를 겪는 상황이다 보니 방문 자체를 거부한 학교도 있었는데 그 학교에는 ‘삼육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만이라도 홍보할 기회를 달라’ 부탁했고, 결국 그 학교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지원했다.

▲ 마지막으로, 학교 미래비전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 지난 2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학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관리해 주는 학교’로 자리잡기 바란다. 성적 향상, 인성 교육과 더불어 신앙 교육까지 잘 이뤄져 더 많은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고 지역사회 인재로 자라나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한 40년 이상 된 노후학교를 다시 지어주는 국가정책인 ‘그린스마트학교’ 선정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 학교는 비상할 일만 남았다. 전국의 재림성도가 ‘동해삼육중·고등학교’의 변화와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고 자녀를 맡겨 주시고, 기도로 힘을 보태주시면 ‘삼육학교’ 전체의 위상이 균형을 이룸으로 하나님께 더욱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