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 교육 정책을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기독사학 법인들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노보텔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 ‘사학미션 포럼’을 개최했다.
기독사학 이사장 및 총장, 교목, 법인 관계자 등 3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는 종립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과 교육의 자율성 수호를 위해 기독사학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개혁 과제를 논의했다.
특히 미국 23개 주와 6개 국가 기독교 사립대학 총장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비영리 조직인 글로벌교육컨소시엄(CGE) 소속 미국기독사립대학 총장 대표단이 자리를 같이해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학교법인 삼육학원에서도 한국연합회 엄덕현 부회장, 학교법인 삼육학원 최승호 중등상임이사, 한국삼육중학교 김정혜 교장, 한국삼육고등학교 손병식 교목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사학미션은 지난 2022년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 여전히 신규 교원임용 채용 시 필기시험 주관 권한이 교육감에게 위탁돼 있으며,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종교수업에 제한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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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은 발제에서 “개정 사학법 중 교원 임용에 관한 필기시험을 교육감에게 위탁하는 일은 종교계 사립학교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원 임용은 학교의 건학이념 구현과 정체성 유지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헌법재판소는 현재까지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아 기독교사립학교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학법 개정 이후 교원 임용 현황에 따르면 2023년 3월, 36개 기독교사학법인 소속 전국 82개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청이 1차 필기시험을 통해 교원 임용 정원 대비 평균 4.1배의 교원 대상자를 개별 학교에 보냈고, 이들 중 건학이념과 관련 없는 교원이 72.5%에 달했다.
박 소장은 “개정 사학법에 따라 기독교적 건학이념에 동의하지 않는 비기독교인이 교원으로 임용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로 종교 과목도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으로 전환돼 사학미션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과 더불어 기독교적 교육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도 언급했다. 박 소장은 “종교계 사립학교가 건학이념 과목을 필수 공통과목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자유 보장 차원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라고 전제하고 “종교 과목을 매 학기에 개설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종교 과목의 경우에만 다른 과목을 복수로 개설하도록 하는 것은 종교교육에 대한 탄압임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조속한 시일 내에 헌법재판소가 교원 임용 관련 개정 사학법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학교법인 삼육학원 최승호 중등상임이사는 포럼 참석 후 <재림신문>과 나눈 인터뷰에서 “그동안 삼육학원은 사학법인협의회와 자체적으로 교원 임용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시행령 개정을 위해 계속 애쓰고 있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최 이사는 이와 관련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학교법인이 다수의 학교법인과 함께 구성한 협의체를 통해 공개전형을 공동으로 실시하는 것과 학교 정관에 종교적 건학 이념을 명시한 학교법인의 교원을 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삼육학원은 어떤 경우에도 교육감에게 교사 임용을 위탁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삼육학원의 건학이념에 동의하는 교사를 임용해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교육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2025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종교적 건학이념 교육이 약화되지 않도록 중등교육 정책팀이 면밀하게 연구, 대비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글로벌교육컨소시엄 측과 ‘교과 연구, 학생교류 및 교수교환 프로그램, 네트워크 확장’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독교육의 외연 확장과 건학이념 수호에 협력하기로 했다.
